밖에서 일어나는 일은 반드시 자기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중략) 군주는 자기의 신하가 충성하기를 바라지 않는 이가 없지만 충신이 반드시 믿음을 얻는 것은 아니다.
나무와 나무가 서로 마찰하면 불이 타오르고, 쇠붙이와 불을 오래도록 함께 놓아두면 쇠붙이도 녹아 흐른다.
세상의 어버이들은 자기 자식이 효도하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없지만, 효자의 효성이 반드시 어버이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보장은 없다.
몹시 근심하는 일이 있으면 안과 밖에 모두 결함이 생겨 도망갈 데가 없게 되는지라 두렵고 아찔하여 마음의 안정을 이룰 수가 없다.
마음이 마치 천지의 중간에 거꾸로 매달린 것처럼 우울하고 불안하여 크게 혼란스러운 가운데 이(利:이익)와 해(害:손해)가 서로 부딪쳐서 마음에 불이 심하게 타오르게 된다.
세속 사람들은 (이 불길 속에서) 본래의 조화로운 덕을 태워버리고 마는데, 저 원만한 달은 본래 利害의 뜨거운 불길을 이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 순간에 와르르 무너져 생명에 갖추어져 있는 자연의 도가 다 없어지고 만다.
- 장주 등, 「장자」 <외물> 장 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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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外物 不可必,
人主 莫不欲其臣之忠 而忠未必信.
人親 莫不欲其子之孝 而孝未必愛.
木與木 相摩則然, 金與火 相守則流,
有甚憂 兩陷而無所逃 螴蜳不得成.
心若縣於天地之間, 慰暋沈屯, 利害相摩, 生火甚多,
衆人 焚和. 月 固不勝火,
於是乎 有僓然而道盡.
⊙ 책 및 저자 소개
저자 장자 (莊子, BCE 369?~BCE 286?) | 둔황 막고굴(莫高窟)에서 출토된 「장자」. / 촬영자 미상, 1932 도쿄 |
(송영배, 「장자」 (2022) 소개 참고)
장자莊子(BCE 369? ~ BCE 286?)의 이름은 주周이며, 전국시대 송나라 몽蒙지방 사람이다. 「사기史記』에 의하면, 장자는 맹자와 친숙했던 양梁, 즉 위魏의 혜왕惠王(BCE 318 ~ BCE296 통치)이나 제齊의 선왕宣王(BCE 319 ~ BCE 301 통치)과 동시대의 인물이다. 또한 장자는 일찍이 십만여 자나 되는 긴 글을 남겼다고 한다.
「한서漢書 ㆍ 예문지藝文志』에는 「장자』가 원래 52편이라고 적혀 있으나, 현존하는 「장자』는 33편(내편7편, 외편15편, 잡편11편)일 뿐이다. 「노자』가 요점적인 ‘철학시’ 의 형식을 빌리고 있는 반면에, 「장자』는 탁월한 문체로 뛰어난 상상력이 동원된 환상적 비유와 풍부한 우언寓言으로 서술되어 있다. 이 때문에 「장자』는 중국 문인들에게 문학적 미학적으로 굉장한 영향을 끼친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장자』에는 신랄한 사회 비판과 개인의 무한한 자유의 추구, 개인의 생명과 존엄을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가 있다. 「장자』의 독서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다. 단순한 흥미보다는 많은 사색이 요구되지만, 상상력으로 가득 찬 풍부한 비유와 우화는 독서의 재미 또한 가져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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