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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학교교육의 의의와 그 구성

by Teddybear 2021.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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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학교교육의 의의와 그 구성

 

이전의 글(교육목적)에서 지속적인 예시로 들었듯이, 현대 사회의 거의 모든 형식적 교육은 학교에서 이루어진다. 당장 학교에 가지 않는다면 사회가 규정한 나이대에 필요한 여러 규정된 지식들을 체계적으로 학습하기란 어렵다. 학교의 형식적 학습체계 속에서 사회질서의 체득 등 비형식적인 학습 역시 이루어지고 있기에, 학교라는 공간과 제도는 가히 현대 교육이 갖는 의미의 정점에 위치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보편적 학교교육은 19~20세기에 걸쳐 대중의 상승 욕구에 기인한 국가의 정책 반영을 통해 특권층에게만 국한되었던 교육기회가 대상을 불문한 확대를 거쳐 정착한 결과이다. 미국의 교육개혁가인 호러스 만(Horace Mann, 1796~1859)은 학교를 위대한 평등장치라는 말로 표현했다. (관계론적인 관점에서) 학교교육은 사회구성원의 사회이동을 촉진하여 사회적 순환과 진보를 이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학교교육이 갖는 의미와 결과는 무엇이며 이는 어떻게 형성되어 온 것일까?

 

  I. 학교교육의 의의

 

지금은 당연하게만 여겨지는 학교교육의 경유를 통한 사회 진출’, 즉 학교교육과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 간에 밀접하고 광범위한 관계가 형성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산업을 위시한 경제구조가 급속히 팽창하면서 직업이 분화되기 이전의 사회 진출의 조건은 대부분 보수적인 사회적 관습 속에서 모방을 통해 경제생활에 필요한 실용적 기술을 얻는 것이었다. 그러나 근현대에 들어 교육을 받은 기계적 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직업기술의 직접 전수가 이루어지던 전통적 가정구조가 변화되며 학교가 전통적인 사회화 기관이었던 가정·교회 등을 대체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교교육은 급속히 변화되는 사회구조에 적응하고 동시에 수요와 공급이라는 기초적 정책구조에 부응하기 위하여 지식습득의 진전을 통한 직업지위의 획득이 곧 사회적 상승임을 각인하고 그러한 행위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며 (능력주의의 일반화) 이전 세대와는 다른 독자적 논리 형성을 주도하게 되었다. 따라서 현재의 학교교육은 다분히 도구적 관점을 갖고 있으며, 학교교육을 받는 사회구성원의 사회경제적 지위의 배분 과정에서 결정적인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능력주의 현대사회에서 학력은 개인의 능력을 보여주는 증표가 되었으며, 개인들은 좋은 직업과 높은 소득에 접근하기 위해 교육에 몰두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학교는 이러한 사회구조를 합리화하고 체계적으로 교육함으로써 그 지속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에 반하는 학교교육-사회양상(사회평등) 간 무관계론역시 존재한다. 이는 나중에 별도로 다루도록 하겠다.)

 

또한, 학교교육은 사고력의 훈련과 신장을 통한 성장의 기능을 한다. 교육이 다루는 사고는 인지적 사고정의적 사고로 나눌 수 있다. ‘인지적 사고란 분석, 추리, 비판 등을 통해 그 대상의 속성이나 이면을 아는 것이라면 정의적 사고는 상상, 통찰 등을 통해 정서적으로 느끼는 것이다. 전자가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라면 후자는 감성적이고 주관적이다. 지식이나 기능, 원리 등은 인지적 사고의 영역에 해당하고 가치, 흥미, 태도 등은 정의적 사고에 속한다. 인간의 정신적 작용에서 인지적 사고와 정의적 사고의 경계가 명확하지 못한 부분이 있으나, 학교교육은 궁극적으로 한정적 공간과 범위 안에서 이 두 가지의 훈련과 신장을 통해 전인적인 성장을 도모한다.

 

  II. 학교교육의 구성

 

학교교육의 구성 단계와 그 내용은 접근방식에 따라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일례로 보수적(전통적) 접근방식에서는 정신도야 이론’(정신능력이 신체적 근육을 단련하듯 발달시킬 수 있으며, 교과의 가치는 그것이 정신능력을 길러주는 데 얼마나 적합한지에 의해 판단된다는 이론)을 기반으로 인문학적인 교과 중심 교육과 정신능력-교과 간의 일 대 일 대응을 중시하는 반면에 생활중심적 접근방식에서는 인문학 중심의 시선에서 벗어나 교육과정 자체가 과학적 시선에서 이에 근거해야 한다고 보았으며, ‘사회적 효율성이라는 가치 하에 교육과정의 범주화와 함께 과학적 인지를 통하여 사회 전체의 발전을 추구한다.

 

또한, 이를 넘어서서 성인의 활동영역이나 인문학적 소양이 기초가 됨을 벗어나 아동의 발달단계를 중심적으로 아동의 본능이나 사고의 과정 등을 기반으로 한 아동중심적 접근방식역시 존재한다. 즉 학습자의 관심과 흥미의 존중을 통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수업 참여를 유도한다는 것이며, 교과의 내용 학습보다 학습방법의 학습이 더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현대에 들어 앞의 세 가지 접근법에는 빈부격차·불평등·차별 등 사회의 문제점들에 대해 큰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공통적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하고, 개인보다는 사회의 발달과 변화에 초점을 맞춘 사회개량주의적 접근도 등장했다. 예컨대 산업화는 항상 긍정적이다에 대한 반대 측면에의 이해를 확대시키는 등의 과정을 통해 사회적 불평등의 재생산을 억제하고자 하는 것이다. 즉 사회개량주의적 측면에서는 어떤 지식이냐보다 누구의 지식이냐가 더욱 중요한 질문이 된다. 결국 합리성과 객관성을 기반으로 한 중립적 지식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가 기존의 학교지식이 갖고 있는 편파성을 끊임없이 지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들을 따라가보면 결국에는 어떤 삶이 바람직한 삶인가라는 논제에 다다르게 되며, 아래에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나온다. 학교교육의 구성은 한 사회가 삶의 가치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크게 바뀌며, 바람직한 삶의 모습에 대한 견해가 다양한 만큼 가치 있는 교육내용에 대한 견해 역시 다양하다. 일례로 단편적 지식의 암기 교육은 잘못되었다.’라는 주장은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 질문의 의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지식교육의 비판은 곧 단편적 지식의 암기에 대한 문제성을 기반으로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것이 올바르지 못한 교육방법의 문제일 뿐이지 지식교육 자체에 대한 비판은 될 수 없다는 방법론적 결론에도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견해가 동등한 타당성을 갖지는 않기에 다각적인 관점에서 교육내용의 가치는 오직 그 내용을 올바르게 배운 이후에야 비로소 알 수 있다라는 주장이 등장하였고, 나 역시도 공감한다. 설령 공감하지 않더라도 깊이 생각해볼 가치는 존재한다.

 

대체 어떤 것이 필수적인 것인가?’에 대한 대답의 차이가 학교교육 구성의 기초에서 큰 차이를 만들고, 이러한 대답이 하나만 존재한다고(어느 한쪽 관점만이 옳다고) 하는 것은 마치 앞을 볼 수 없는 각자가 코끼리의 한 부위만 만져본 후 코끼리는 항아리 같다.’, ‘코끼리는 쟁기 같다.’, ‘코끼리는 널빤지와 같다.’라며 서로가 각자 다른 자기주장을 펼치게 되는 웃긴 상황과 같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학교교육을 다각적 관점에서 인지하는 것은 더욱 폭넓은 인식을 만들어 줄 것이다.

 

결론적으로 학교교육을 대표적으로 구성하는 이들 관점은 상호 간에 인식과 목적론적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현행 제도는 거시적 관점에서 개개인의 관념에 따른 선택의 다양성 보장이라는 가치 하에 다양한 접근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 ‘대립하는 다양한 관점들의 혼합물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의 학교교육(교육과정) 여러 관점과 접근에서 제시되는 올바른 교육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혼합적으로 수용하며 여러 사회적 작용을 생산하는 동시에 소비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현행 교육과정의 분석을 통한 더욱 구체적인 이론적 정립과 비판은 추후 따로 다루어 볼 생각이다.

 

2021. 2. 2.

Ted

 

- 참고 문헌

1. 교육사회학. (2016). 김신일.

2. 교육쟁점으로 풀어쓴 교육학개론. (2020). 황규호 외 9.

3. 학생 참여형 수업의 교실 혁명. (2019). 김현수.

4. 교육방법 및 교육공학. (2018). 김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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