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육계 소식/220217 <청바통> 토론회

[주제토론VI] 학교참여를 넘어 '교육참여'를 향한 청소년의 시선 / 정해인 (2006년생, 경기 광명 충현중)

by Teddybear 2022. 2. 22.
반응형

<청소년이 바라는 교육대통령> 토론회. <청바통> 청소년 기획팀 주최 / 국회 강민정 의원실&middot;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후보 교육특보단 후원.

▷ 연관어 : 자치, 학생회, 학교운영위원회, 청소년 참여기구, 국가교육정책 참여, 청소년 참여, 학생 참여

 

정 해 인 (2006년생, 경기 광명 충현중학교)

충현중학교 학생회장 (2021)
광명시 청소년참여위원 (2019~2021)

정해인입니다.

저는 스스로의 한계를 정해두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청소년 사회의 한계도 정해두지 않습니다.
일상 속에서 청소년들과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 예비 K 고딩 정해인입니다.

 

》 청소년은 어떤 존재인가?

 

늘 조심해야 할 어린 아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히 성숙된 성인도 아닌, 정말 애매한 성장의 단계이다. 과거의 청소년들은 주위 어른의 말을 잘 수용하는, 시키는 대로 행동하는 수동적인 존재로만 인식되었다. 지금은 어떠한가? 인구의 16% 가량을 차지하는 우리는전국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절반 이상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촛불 집회부터 기후 운동까지, ‘우리는자신의 위치에서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내려고 노력한다.

 

 

1. 학교 자치

 

다수의 학생들이 처음으로 자치를 경험하는 곳은 작은 사회, 학교이다.

 

코로나 19로 지속된 온라인 수업 이후 다시 학교로 돌아왔을 때 친구들을 상담한 적이 있다. 이들은 학교에 오는 것에 의미를 찾지 못했다. “학습은 유명 인강 강사의 강의를 듣는 편이 나은데 왜 굳이 학교를 가야하지?” 라며 이야기한다. 학교는 더 이상 단순 학습의 기관만의 역할을 수행해서는 안된다. 그 이상의 가치와 비전을 청소년들에게 보여주어야 하고, 나는 그 해답이 자치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의 자치의 참여도는 그 필요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조별 활동, 학급회의를 하다 보면, 흔히 버스 탄다라는 이야기가 학생들 사이에서 떠돈다. 눈에 띄는 리더십을 지닌 몇 친구들의 주도로 활동을 하는 경우를 의미하는데, 나머지 학생들은 수동적으로 움직이거나 참여를 하지 않는다. 학급 회의의 진행은 더욱 황당하다. 의무 부여된 시간에 선생님들이 정해준 형식적인 주제로 대충 이야기하다 형식적인 회의록만 휘날려 써서 낸다. 자율활동 시간에는 아무 관련없는 스마트폰 중독 예방 영상만 보다 끝난다.

 

어느 교실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고, 내가 대한민국 학생으로서 경험한 지난 9년은 대부분 이랬다.

 

학생 자치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생각대로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민주적인 학교 문화가 우선적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혁신학교의 학생회장으로 주변에서 학교 학습환경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도움을 주시는 선생님들이 참 많았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학교의 인권혁신, 공간혁신, 문화혁신을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었다. 이후 경기도 교육청 산하의 한 연구에서 타 시도의 학생회장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나를 제외한 대부분의 일반학교 학생회장들은 학교의 수직적 분위기와 교육공동체의 소극적인 지원으로 어려움을 겪는다고 이야기하였다. 학생회 주도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여도 교무회의에서 거절당하는 경우도 있고, 교내 예산 배정의 학생 자치란에 학생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는 경우도 허다하였다. 이에 몇몇 학생회장들은 올해 예산이 0원이어서, 개인 사비, 학생들의 돈으로 회의를 진행한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어떤 자치와 주도성을 바라는 것이냐며 호소했다. ‘ 학생 주도, 학생 주도! ’ 를 외치기 이전에, 우리에게 제공한 환경은 어떠하였는가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봐 주었음 한다.

 

위 문제의 해결을 위해 모든 부분에서 협력하고, 나를 표현하고, 공감하는 학교 문화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조직과 시스템들이 필요하다.

 

사회 속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찾아 나갈 수 있도록 개인화된 활동이 필요하다.

교육 주체들이 더불어 이야기 할 수 있는 자리가 자주 마련되어야 한다.

교육과정, 최소 창체 활동 시간만이라도 자율화가 필요하다.

 

이로써 일상적인 삶에서 학교 구성원의 삶이 연결된다는 점이 강조되어야 한다. 나아가 학생들의 새로운 시도가 학교 내에서만 국한 되어서는 안된다. 학교에서, 가정에서 출발해 지역으로 다시 뻗어져나가야한다. 학생들의 자치적 경험이 외부로 연결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가르쳐야 한다.

 

 

2. 지역 학생 자치

 

학교를 넘어 지역사회에서 변화를 촉구하고자 하는 청소년들이 있다. 청소년의 시각으로 청소년과 관련된 정책을 만들고 제안하는 기구인 청소년참여위원회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청참위로서 지역구 청소년 500명에게 설문을 진행한 결과 40% 가량의 청소년들이 제안하는 방법을 몰라, 의견을 아무리 주장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 같아 청소년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청소년들은 답답하고 어려운 일들이 있어도 도와주지 않는 현실에 학교 - 학원에 지친 현실에 먼저 나서 개선하려 하지 못한다.

 

다가가기 어려운 지역자치는 그럼에도 사회적 문제의 참여에 소외된 청소년들에게 말을 꺼낼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분명한 이점을 지닌다. 한 실례로 중학교 재학 당시 신도시의 등교 버스 배차 간격이 10분 이상 되어 많은 학생들이 불만이 많았다. 이를 청참위에서 함께 제안하여 지자체가 일부 반영하였고, 참고하여 실제 노선 개선 및 배차 간격 조정이 현실화되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전국적으로 극히 드물다. 청소년들이 열심히 주말마다 만나 우리들에게 필요한 정책을 제안해도, 중앙부처에서 반영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며, 실무적인 지원으로 연결되지도 않는다. 정책 결정자들의 자발적 관심은 존재하지 않는다. 홍보하려 노력해도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라는 것을 알며, 임기가 마무리되는 시기 혹은 임기의 초기에만 우리를 만나 반영하겠다는 똑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도 우리는 안다.

 

시청에 건의하여도 돌아오는 대답은 부분적으로 반영해보려 노력하겠다는 의미없는 한두문장뿐이다. 청소년 정책이라는 것이 자리하기도 어려운 환경적 분위기 속에서 어떤 자치를 바라는 것인가. 청소년의 자리가 존재하지 않는 예산참여위원회의 모습 등을 보며 지역에서 청소년들의 실권이 미약하다는 것이 잘 드러나기도 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앞서 말한 교내에서와 맥을 같이 한다. 대한민국 청소년 전반에 기성세대가 명한 자치라는 문화는 지역이든 학교든 어디든 이런 공통 문제를 지닌다.

 

 

3. 교육참여

 

그렇다면 오늘의 주제인, 청소년의 교육과 관련지어서는 어떨까?

교육은 교사만의 영역일까? 교사에게서 수직적으로 내려오는 일차원적인 교육은 장점도 있지만 그 한계도 분명하다. 앞선 발제자들의 이야기만 들어보아도 실질적이지 못한 교육,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교육 격차, 나아가 불공정한 대입까지.. 교육 대상자들은 현재의 교육에 아쉬움을 표한다.

 

위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자명하다.

학생들이 궁극적으로 학교자치, 지역자치를 넘어선 교육자치를 실현하도록 교육계가 돕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스스로 부족한 점을 찾고 보완해나가며, 알아가고 싶은 것을 배워나가며 교육받아야 한다.

 

현재 교육과정은 기성세대가 짜 놓고 만들어 놓은 과정이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왜 이런 내용을 배워야 하는지 모르는 채 배우는 것이 많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할 때 더 적극적인 학습이 가능하다. 학습이 아닌 다른 배움을 얻고 싶다면 그래도 좋다. 중요한 것은 학교가 청소년들이 관심 있고 할 수 있는 교육 과정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 자치를 통해서 교내와 지역의 민주화를 학생들은 외친다. 그렇다면 배움은 어떠한가. 교권이 교사의 권한에 국한된 것일까? 이제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학생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생각하고 만들어보는 자치에 관해서 생각해볼 때이다.

 

혁신학교에 재학하며 나와 학생들의 주도로 평가방식의 개편과 교육 내용 의견 전달에 힘쓴적이 있다. 교원수련회에 따로 시간을 부탁드려 교사만의 한정적인 영역이라 인식된 편견의 틀에서 벗어나려 한 시도이다. 우리 의견이 우리의 교육에 스며들었고, 수업이 즐겁다는 아이들이 생겨났다. 일반 학교의 미약한 변화에도 학생들이 즐거워하며 수업에 임하는데, 본 발제를 준비하며 대안학교의 학기 돌아보며 평가하기 등의 수업 방식을 알아가며 이런 교육 속에서 학생들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됐다.

 

학생들은 학생, 지역자치를 넘어 교육 자치를 통해 더 가깝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배움을 고민하고 있다.

 

말하지 않으면 불편한지 모른다.

맞다. 그러나.

말할 기회가 없었다면

학생들은 말하는 방법조차 모른다.

 

 

> 참고 자료

 

윤성이, 장우영. (2010). Political Participation of Teenagers in the Information Era, Social Science Computer Review: vol. 29, i. 2: 242-249.
한은경, 김미강. (2013). 청소년의 사회참여활동이 공동체 의식에 미치는 영향: 거주지역에 대한 인식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 한국아동복지학: vol. 43, 95-124.
통계청 ‘2021 청소년 통계’
광명시청소년참여위원회 (청소년 참여 인식 조사 통계, 2021)
The Role of Stress Response in the Association between Autonomy and Adjustment in Adolescents(Emily C. Cook, Kristen Wilkinson, 2015)
학생자치활동이 중고생의 학교교육 효과 인식에 미치는 영향(황여정,2018)
학생자치활동 활성화 방안 (이병환, 2012)

반응형

댓글